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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슬픈 전사(哀戰士)>
‘시대의 흐름’을 잘못 타고 난 작품들은 종종 있다. 아주 과거에 나왔더라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거나(이런 경우는 도태된 것이겠지만), 혹은 시대를 앞질러 가 버린 역작이거나. 이전에 다루었던 나가하마 감독의 마지막 슈퍼로봇물인 ‘미래로보 달타니어스’역시 너무나 시대를 앞서가는 작품이었기에, 당시에는 많고 많았던, 그저 그런 슈퍼로봇 애니메이션 중 하나였을 뿐이지만, 작금에 와서는 시대를 앞서간 테마에 많은 평론가들이 주목을 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기도 하다. ‘시대를 초월한 테마를 왜 이해하지 못하고 쓸쓸히 역사로 사라지게 했는가’라며 말이다.

기동전사 건담,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이른바 ‘퍼스트 건담’역시 시대를 앞서나간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 훌륭함이 주 소비자 계층에 어필을 할 수 없었던 당시 시대 상황에 따라 당시에는 어쩔 수 없이 배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작금의 ‘건담 제네레이션’이 이루어 낸 성과만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절대 이해를 할 수 없는 성적을 받아들고 실패라는 낙인이 찍힌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작품이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대국 일본’을 만들어 낸 건담이라는 엄청난 콘텐츠는 그대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리고 건담의 뒤를 이어 토미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제작을 한 일본 선라이즈의 4번째 오리지널 자체제작 애니메이션이 ‘희대의 괴작’이라 불린 ‘전설거신 이데온’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토미노 요시유키라는 감독의 이름은 역사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훌륭함의 진심이라는 것은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전달이 되는 법. 부각되어 있는 소비자, 그리고 시청자들은 아니었지만 서서히 그 테마의 진실성과 훌륭함을 인정한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점차적으로 넓어지기 시작한 오타쿠들은, 자신들이 인정하고 있는 훌륭한 작품이 시장과 사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그대로 무대의 뒤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좌시하고 있지 못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과거 시청률로 보답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의 파생 상품을 구매하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던 다소 소극적이었던 과거의 팬들과는 달리, 이들은 적극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수의 오타쿠들이 중심이 되던 ‘건담 끌어올리기’는, 전문가, 그리고 전문가 뺨치는 오타쿠 시청자들의 등장으로 가속화가 붙기 시작했다.

이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비운의 작품이 되는 듯 했던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애니메이션은, 오타쿠들과 그 테마의 진실성과 새로움을 받아들여 이해를 하기 시작한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다시 무대 위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그것도 기존보다 더욱 화려하고 거대해 진 무대로 말이다.


- 여성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바꿔놓다
이전 회에서 언급을 했던 것처럼, 시청자들은 ‘좌천당한 뒤 죽었어야 할 운명’이었던 샤아를 탄원 편지로 살려내게 된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은 샤아 뿐이었을까. 그렇지 않았다. 원래 작품의 최종회에서 아무로는 죽을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어떻게 이 계획을 알아 낸’시청자들의 탄원으로 인해(이후 밝혀진 이야기지만, 당시 시청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무로를 죽이지 말라고 한 입으로 탄원을 했다고 한다) 아무로는 최종결전을 치르고 무사히 동료들과 함께 생환을 하는 내용으로 변경이 된다.

그렇다면 왜 갑작스럽게 열혈 시청자들의 ‘탄원’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조기종영 결정이 된 직후부터 작품의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1979년 12월 1일 방영되었던 제 35화 ‘솔로몬 공략전(ソロモン攻略戦)’이 방영된 직후부터 시청률이 상승했는데,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재방영이나 속편제작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스태프진은 ‘대’를 이어야 할지도 모르는 주인공 아무로를 무사 생환시킨 것이었다(그래서인지, 후에 등장한 소설판에서는 아무로가 사망하는 충격적인 신이 등장한다).



이런 반응과 더불어 일본 선라이즈 제작진을 더욱 고무시킨 것은, 바로 여성 시청자들과 팬들이 많아지기 시작한 결과가 속속들이 체감될 정도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었다. 시대의 아픔과 소년소녀들의 성장기, 그리고 그들의 억압받는 고통과 소시민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에 기존의 시청자들보다는(주로 남성, 그리고 어린 연령대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여성 시청자들에게 더욱 크게 공감을 했던 것. 제작진이 바라고 있었던 ‘새로운 시청자들의 적극적 발굴(주로 중, 고교생 여성 시청자들이 시작이었다)’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결과 애니메이션 매거진인 애니메쥬(Animage, 1978년 7월 창간)의 제 2회 애니메이션 그랑프리(1년에 한 번 독자들의 러서치를 통해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의 순위를 매기는 콘텐츠)에서는 여성층의 57%라는 압도적인 투표율을 받은 건담이 1위를 획득하는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훗날 선라이즈의 프로듀서 우에다 마츠로(植田益朗)는 방영 당시 시청자의 6할 정도가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그림을 좋아하는 여성 팬이었다고 할 정도로(~ 신 기동전기 건담W 퍼펙트 어카이브 시리즈10에서 발췌), 당시 건담이 가져오고 있던 ‘새로운 바람’은 서서히 거대화 된 ‘새로운’태풍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런 극렬한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은 당시의 ‘오피니언 리더’역할을 한 전문 매거진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었다. 당시는 오타쿠 문화의 점차적인 확장으로 인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전문 잡지들이 창궐을 하고 있던 시기였는데, ‘리얼한 밀리터리 전쟁과 SF의 혼합’을 기본적인 콘셉트로 하고 있었던 설정들을 동반한 건담의 세계관과 우주세기는 이런 전문 잡지들로 하여금 풀이되어 일반 시청자들에게 제공되었다. 서서히 ‘대단한 작품’으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었던 건담이라는 작품을 이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흐름을 주도했던 것은 코마키 마사노부(小牧雅伸)를 중심으로 한 ‘애니마크(アニメック, 1978년 창간, 1987년 폐간)’와, 다이토쿠 테츠오(大德哲雄, 훗날의 건담 히스토리카 편집장)를 중심으로 한 ‘OUT’의 필진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들은 토미노 감독과 주요 스태태프진의 인터뷰, 작품 해설과 제작 비화를 알려줌은 물론, 실제 존재하고 있는 듯이(이는 건담이 추구하고 있는 리얼한 밀리터리 세계관 구현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었다), 건담이라는 세계관을 풀이해 냄으로써 오타쿠들은 물론 일반 시청자들의 공감과 이해력을 돋우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은 자쿠의 형식 번호인 MS-06을 언급하고, 건담에 RX-78이라는 형식번호가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등 건담이라는 작품의 세계관의 설정에 대해 지나칠 만큼이나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다가감으로써, 마치 실존하는 밀리터리 병기처럼 묘사해 독자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강렬하게 자극하기 시작했다. 네러티브의 허구성이 짙은 SF애니메이션으로 다가가기를 원하지 않았던 제작진의 바람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MS의 기동원리와 존재 이유, 그리고 과학적 근거 등 본편에서 언급되거나 아주 미세하게 등장했었던, 그리고 숨겨진 요소들을 아울러 소개함으로써 ‘건담 붐’에 가속도를 붙였다.

이런 일련의 활동에 의한 효과들은, 작중에 아우르러 MS의 묘사나 뉴타입의 존재에 대해 SF소설가이자 각본가인 다카치호 하루카(高千穂遙)가 SF고증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의견을 서술해 ‘건담SF논쟁’을 뜨겁게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등의 사회적인 현상으로까지 번지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건담 붐’은, TV방영 당시에서도 전혀 그 기색을 보이지 않았던 완구에서의 활약이 함께 구체화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으로 번지게 된다.


- 갈등을 겪던 클로버와의 결별, 반다이와 손을 잡다
일본 선라이즈의 제작진이 건담을 기획하면서 노리고 있었던 주요 구매층은 중학생 이상의 시청자들이었다. 물론 스폰서인 클로버가 토미노 감독에게 직접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로 부탁합니다”라고 읍소를 했지만, ‘무적초인 잠보트3’와 ‘무적강인 다이탄3’의 흥행을 성공시킨 토미노 감독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겠다”라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다(~ 건담 에이지 발췌).

하지만 본작의 방영 당시, 스폰서인 클로버는 완구 기획에서 완전한 엇박자를 내고 있었다.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작품색을 간파하지 못한 채 저 연령층을 향한 상품 전개를 했던 것이었다. 결국 이런 미스매치는 완구 시장에서의 부진을 면치 못하게 하는 주요인이 되었다(만약 클로버가 중고생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상품 전개 전략을 짰다면 상황이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작품의 인기도가 떨어지는 것을 본 클로버는 이렇다 할 상품 전개를 하지 않았었다. 기존에 만들어 놨던, 소위 말하는 ‘유치뽕짝한’완구 상품들의 재고가 잔뜩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외면하고 새로운 상품 라인의 발매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으리라.

하지만 점차적으로 작품에 대한 인기가 나아지기 시작하면서, 1979년 9월 클로버에 의해 건담 완구 부흥 계획인 ‘건담 파워드 업 작전(ガンダムパワーアップ作戦)’이 발동되고, 이 일환으로 1979년 9월에 G아머가 등장한다. G아머와 함께 건담을 합체시킨 건담DX합체 세트를 함께 판매하여 매상증진을 노리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마저 시장에서 통용이 되지 않으면서 클로버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작품은 조기종영이 결정되고 종방이 1월 말(정확히는 1월 26일), 즉 연초로 확정되면서 계속된 상품 전개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었다. 물론 일본 선라이즈의 제작진 측에서 작품에 대한 인기가 상승하고 또 자신들의 콘셉트가 시장에 통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기는 했지만, 완구업계의 사이클을 고려해 봤을 때 더 이상의 사업 전개는 시장에서 호응을 이끌어내기 힘들다고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 완구업계의 사이클은 대체적으로 연말연시의 다음 달이라고 할 수 있는 3월, 즉 봄 시즌에는 상품 전개를 할 수 없다고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클로버는, 1월에 상품 판매 중단을 선언하려 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라포트(ラポート, 출판사)가 애니마크를 발행, 애니메이션 관련 숍을 중심으로 팬들의 호응을 얻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연말 상전에서 DX합체 세트가 호조를 보이자, 클로버는 급작스럽게 방침을 바꿔 연장 방영을 일본 선라이즈에 타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는 스폰서인 클로버와 일본 선라이즈와의 내제되어 있던 갈등을 폭발시키는 일이 되고 말았다. 작품의 인기 상승에 대한 이야기에 들은 척도 안 하고 조기종영을 결정지었던 스폰서가 갑자기 방침을 바꾼 것에 일본 선라이즈의 제작진은 당연히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시청률의 하락에 의해 중간에 스폰서가 약속을 깨고 작품에 대한 간섭을 하는 것에 혀를 차고 있었던 토미노 감독과 제작진 입장에서는, ‘야심차게 시작한 우리들만의 새로운 작품’에 조기종영 결정을 내린 스폰서가 가뜩이나 못마땅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완구 부진을 대비하기 위해 자신들이 작품 방영 중간 제안했던 ‘프라모델 상품화 계획’을 ‘팔리지 않는 캐릭터의 상품을 팔수는 없다’라는 이유로 단번에 거절했던 클로버였던 만큼, 이 갈등의 골은 상당히 깊어져 있었다.



결국 일본 선라이즈는 클로버와의 스폰서 계약을 종결시키고 다른 완구 회사와 프라모델 상품화를 물색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일본 선라이즈 대신 나선 것이 바로 건담의 또 하나의 판권창구이기도 한 소우츠 에이전시(創通エージェンシー)였는데, 클로버의 완구판매가 부진한 것을 지켜보고 있던 그들은 프라모델의 상품화 계획에 적극적으로 나선 반다이 모형과의 교섭을 진행하게 되고, 기나긴 교섭 끝에 1979년 봄, ‘건담’을 전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캐릭터 상품으로 발돋움시킨 반다이와의 역사적인 상품 권리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반다이는 애초부터 일본 선라이즈에서부터 ‘건담 프라모델 상품화 계획’을 제안 받았을 때부터 건담의 리얼 밀리터리 설정에 주목을 하고 있었다. 주인공기라고 할 수 있는 V작전의 일환으로 만들어 진 RX시작기 3기는 전 완구 스폰서였던 클로버와의 협약을 통해 완구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분리, 합체, 변형 요소를 넣는 등 ‘시장성’요소를 넣고 있었지만, 이보다는 완구화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었던, 리얼 밀리터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온군의 양산기, ‘자쿠’에 더 큰 주목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다양한 상품판매 목적을 위한 요소가 들어가 있던 건담과는 달리 상품판매를 위한 아무런 계획도 만들어지지 않았던 자쿠의 디자인은 애초부터 일반 병사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리얼 밀리터리 세계관의 기초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적 MS신을 뱅크시스템으로 돌려막기 위해 디자인 된 자쿠의 외형은(예를 들면 제1화 자쿠 신이 제2화에도 그대로 사용되는 등), 단순하면서도 기계적인 구조로 구현되어 양산형 기체라는 설정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었다. 로봇보다는, 붉은 눈과 잠수복을 연상케 하는 호스, 그리고 어께에 갑옷을 입은 듯한 외형을 한 병사의 이미지에 더 가까운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사용 무기도 빔 라이플이나 빔 샤벨 등 ‘나름대로’초 과학적인 건담에 비해 기관총, 바주카, 수류탄 등 현재의 병사들이 사용하는 무기들과 거의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리얼 밀리터리즘에 한층 가까워 있는 것이었다.



매회 마다 다른 적 메카를 등장시켰던 기존의 슈퍼로봇 애니메이션들과는 달리 양산되는, 적 병사와 같은 자쿠의 ‘매 회 등장’은 시청자들에게 흥미로운 요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특히 장교나 에이스 파일럿의 유닛 퍼스널 컬러가 따로 있다는 설정은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성을 살리는 것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하여금 ‘에이스 파일럿들의 전용기를 가지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반다이는 이런 시청자들의 욕구를 정확히 간파, 푸른 거성 람바 랄, 붉은 혜성 샤아 아즈나블, 하얀 늑대 신 마츠나가, 검은 3연성, 붉은 번개 죠니 라이덴 등, 작품에 등장하거나 설정 상으로 존재하는 에이스 파일럿들의 컬러와 전용 기체를 캐릭터 상품의 전면에 배치했다.

이로써 클로버가 ‘이미 때는 늦었다’라고 판단했던 방영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에서 '메카 콜렉션 NO.4'라는 이름으로 '1/144 건담', 지금은 하이 그레이드(HG)급의 프라모델이 처음으로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1/144 샤아 전용 자쿠'의 발매로 인해 본격적으로 ‘건프라(건담 프라모델의 준말)’붐이 일어나기 시작하게 된다.

'1/144 샤아 전용 자쿠'가 시장에 시판되자, 팬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양산형 자쿠를 만들기 위해 샤아 전용 자쿠의 뿔을 제거하고 붉은색 퍼스널 컬러를 녹색으로 바꾸는 ‘개조’를 유행시키기 시작했다. 이것은, 시장에 시판되는 프라모델 상품을 자신만의 고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구매자 개인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하게 부여하게 되는 일대 사건이었으며, 리얼 밀리터리라는 요소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작품의 색에 ‘병기를 개조할 수 있다’라든가, 혹은 ‘나만의 기체를 가질 수 있다’라는 생각을 구매자들이 하기 시작한, 완구 업계의 일대 혁명이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양산형이라는 콘셉트로 개성을 죽이고 뱅크 시스템을 위해 만들어진’자쿠라는 메카는, 주인공기인 건담을 위시한 RX시리즈보다 더 큰 인기를 끌면서 프라모델을 발매하는 회사가 아닌, 그것을 구매하는 사람의 개성을 자랑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면서 건프라 붐이라는 거대한 태풍의 중심이 되었다. 기존의 슈퍼로봇들보다 인간에 더욱 가까운 리얼 밀리터리 MS라는 것은 다양한 자세와 작품에 등장하는 모습 등을 연출할 수 있는 관절의 유동성과 풍부함을 자랑하고 있었으며, 밀리터리 모델러들에게까지 어필을 하게 되는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에 반다이는 흐름을 놓치지 않고 구프, 돔, 겔구그 등으로 이어지는 MS를 1/100과 1/144라는 두 가지 스케일로 속속 상품화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작품에 대한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과 그것에 불을 지핀 반다이의 기민한 대응,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 때 맞춰 우주세기와 1년 전쟁을 둘러싼 세계관을 설명하고 해설하던 전문 매거진들의 등장이 싱크로를 일으켜, ‘기동전사 건담’을 다시 역사의 무대로 끌어올리게 된다.


- 극장판 3부작의 제작……그리고, 애니메이션 신세기 선언
건프라 붐은 젊은이들과 오타쿠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과거 ‘우주전함 야마토’가 그랬던 것처럼 사회적인 이슈를 양산시키며 연쇄적이고 엄청난 폭발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는 팬들은 물론, 일반 시청자들에게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작품이 새롭게 각인되고 새겨지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건프라의 흥행과 발맞춰 애니마크, OUT등의 전문 필진들은 건담의 세계관과 제작진이 내세우고 있는 새로움에 대해 역설하기 시작했고 이런 사람들에 의해 ‘제작진이 의도했던 것보다’건담과 우주세기라는 세계관은 더욱 더 거대해지고 방대해지기 시작했다. SF와 밀리터리즘을 접목시킨 우주세기의 역사는 새롭게 정립되고, 보이지 않던 설정들이 등장하면서 진보된 미래의 군사체계, 그리고 가려져 있던 ‘악당들의 사정’인 지온공국의 자유를 위한 투쟁과 독립사가 대두되면서 공감을 얻기 시작했다. 지구연방군, 그리고 지온공국군의 매력적인 군인들과 캐릭터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예전에는 그저 스쳐 지나갔던 일반 소시민 캐릭터의 대사와 눈물에도 사람들은 의미를 부여하고 시대의 아픔을 공감했으며, 지온공국의 독립과 이데올로기를 해석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일본 선라이즈와 토미노 감독이 내세운 ‘새로움’이 시장에 통용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등과 같이 우주세기(U.C) 0079년에 발발된 지온공국군과 지구 연방군의 ‘지온공국 독립 전쟁기’는 이른바 ‘1년 전쟁’이라는 이름하에 각인되어 실제로 일어났던 전쟁인 것처럼 새겨졌다. 이미 그 세계관과 설정, 이야기들은 ‘현실’로 녹아들어가 있었던 것이었다.



이런 새로운 흐름은 새로운 완구 스폰서가 된 반다이를 자연스럽게 춤추게 했다. 방영 종료 반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MS의 프라모델들의 상품화를 다양화하기 시작한 반다이는, 딱히 완구화를 꾀한 상품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것을 보고 ‘모빌슈츠 바리에이션’이라고 불리는 파생 시리즈를 양산해 큰 이익을 거두기 시작했다. 이렇게 ‘건프라 붐은 라포트가 불을 지피고, 반다이가 과실을 따냈다’는 평가처럼, 반다이는 일본 캐릭터 산업은 물론 세계 캐릭터 산업 역사의 중심에 자리를 잡게 되는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물론, 건담의 종영 이후 ‘전설거신 이데온’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며 고민에 빠져 있던 토미노 감독과 일본 선라이즈의 제작진에게 건담의 새로운 붐은 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자연스럽게 엄청나게 확장된 팬들에게서 건담의 재방영은 물론, 새로운 작품에 대한 요청을 받게 된 제작진은, 고전 중이던 이데온의 제작을 중단하고 ‘우주전함 야마토’가 그랬던 것처럼 TV판을 짜깁기 한 극장판의 제작을 시작한다. 특히, 남성들 못지않은 지지를 던지고 있었던 여성 중, 고교생들에게 어필을 할 수 있는 내용들을 대거 삽입하는 모습으로 새로운 시청자들의 등장과 범람에 환영의 메시지를 표했다.

그렇게 1980년 10월, TV시리즈에 새로운 컷들을 삽입해 스토리와 설정을 일부 변경한 첫 번째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제 1화부터 제 13화까지를 재편집)’의 첫 번째 제작이 시작되어 1981년 3월 14일에 역사적인 일본 전 지역에서의 상영이 되기 시작했다(편의 상 ‘사막의 십자가편(砂の十字架編)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제목에 부제가 붙지 않은 것은, 제 1작의 흥행성적 자체로는 제 2작이 제작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를 발판삼아 일본 선라이즈와 반다이는 1981년 2월 22일, ‘애니메이션 신세기 선언’이라고 불리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1만 5천명이라는 기록적인 일반 참가자들과 함께 한 이 이벤트에서는(일본 애니메이션 행사 역사 상 최대 규모를 경신), 샤아와 라라아 등 인기 등장인물의 코스프레(지금으로 말하면)를 하고 나타나는 사람들이 등장했으며(그들은 라포트가 발행하는 잡지인 ‘팬 로드’의 창간호인 1980년 8월호의 기사 중에, 당시 유행이었던 토미노 만화를 신봉하는 아이들이라는 뜻으로 ‘토미노코 족’으로 불렸다), 그들의 앞에서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토미노는 “이 많은 사람들을 보라, 이것을 단순한 만화 따위를 위한 행사라고 누가 이야기하겠는가”라며 애니메이션을 저속하고 아이들만 보는 것이라는 사회의 인식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이것이 바로 ‘애니메이션 신세기 선언’의 주요 골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1981년 7월 11일, 첫 번째 극장판의 성공을 이은 두 번째 극장판인 ‘기동전사 건담2~ 슬픈 전사편(機動戦士ガンダムII 哀・戦士編, 제 16화~ 31화를 편집)’이 공개되었다. 사실 극장판 1작은 여성을 대상으로 했지만, 실제로 관객의 35%는 소학생 이하였다는 집계가 나왔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연령별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새로운 시대, 그리고 오피니언 리더로써 거듭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적중하는 순간이었으며, 두 번째 극장판에서는 대상연령을 따로 두지 않고 제작을 하게 되었다(이에 대해 평론가들은 예전 제 2차 괴수 붐의 때와 같은 현상이라며, 이것을 ‘형의 꿈속에 나오는 것을 동생도 그리워하는 법칙’이라고 불렀다).

이어진 3번째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3~ 해후의 우주편(機動戦士ガンダムIII~ めぐりあい宇宙編, 제 31화 후반~ 제 43화를 재편집, 1982년 3월 13일 공개)’에서는, 주제곡이 오리콘 차트에 상위권에 랭크되는 큰 사회현상까지 발생시켰다(1977년에 수위를 기록한 ‘우주전함 야마토’의 앨범 등, 그 이전에도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들어간 애니메이션 주제곡이 랭크된 바가 있었지만, 건담과는 차이가 있었다). 시대는, 바야흐로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작품의 등장으로 인해 변하기 시작했으며 이후로 일본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산업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 우주세기, 그리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다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작품이 애니메이션 업계에 미친 영향은, 과거 마징가Z가 등장하여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불러일으킨 것에 비견할 만한,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대단한 바람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는 단순한 ‘인기작’이 아닌, 하나의 역사와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흐름을 만드는 존재였으며, 새로운 길을 제시한 선구자가 되었다. 한 마디로 말해, ‘전설’이 된 것이었다.

건담의 히트는 새로운 리얼로봇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켜, 이에 영향을 받은 애니메이션이 엄청나게 범람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로봇 애니메이션은 이후 등장인물이나 세계관의 묘사에 더욱 세심한 설정을 더하며 본작 이후로 본격적인 주류를 형성한 고 연령층을 의식한 작품이 다수 만들어졌으며, 건담의 영향을 받아 이후 배틀로이드, 테스트로이드(이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컴뱃 아머(태양의 이빨 다그람), 라운드 버니언(은하표류 바이팜), 아머드 톨버(중갑기병 보톰즈), 레이버(기동경찰 페트레이버) 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애니메이션 신세기 선언으로 모여진 건담 붐을 주도한 시청자들 안에서는, 다수의 역사적인 크리에이터들도 탄생했다. 샤아와 라라아의 코스프레를 했던 두 사람 중 한 명은, 저 유명한 메카닉 디자이너 나가노 마모루(永野護)였으며, 나머지 한 명은 성우 카와무라 마리아(川村万梨阿, 성전사 단바인의 챰 화우, 기동전사 Z건담의 벨트치카 이루마 역)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건담이 불러일으킨 사회적 현상은 등신대 로봇을 그리는 최초의 TV애니메이션인 철완 아톰을 새롭게 주목을 받게 만들었으며, MS는 로봇 연구자들에게 큰 목표 중 하나가 되었다.



이로써, 1980년대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1970년대의 ‘우주전함 야마토’, 1990년대의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함께 훗날의 다양한 애니메이션들의 영향을 미치는 작품인 기동전사 건담은 비운의 작품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갈 운명을 딛고 일어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시대의 아픔과 참혹함, 그리고 미래를 향한 인류와 자신들의 진일보와 의지를 보여 준 작품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과 기억 속에서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리고 이 방대해진 세계관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건담’시리즈는 이후에도 계속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후속 상품군은 상업상 ‘오리지널’인 본 작품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건담의 후속작품이 건담’이라는 말이 있었으며, 본작 이래의 팬을 유지하고, 새로운 설정의 건담이 젊은 팬을 획득해 수십 년이 지난 현재까지 2세대 인기 시리즈들을 낳고 있다. 또 건프라나 각종 토이도 초대 건담이나 자쿠의 신형 아이템을 끊임없이 발매하면서 여전한 강세를 보이고 있고, 현재에는 일본의 캐릭터 모델은 9할이 건프라가 차지하고 있을 만큼 ‘건담’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산업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끊임없는 새로움으로 전설을 만들어 낸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과 일본 선라이즈는, 그 새로움을 다시 뛰어넘을 작품을 구상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기동전사 건담이 최초에 시장에 등장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괴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난해함과 이해 불가능한 새로움을 가득 담고 있었던 희대의 문제작, ‘전설거신 이데온’이었다.


- BONUS
1. 방영 종료 후 재방영요청탄원서명이 일어나는 등의 열의 때문에 재방영에는 평균 시청률이 10%를 넘고(아주 늦은 밤에 방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982년에 재방영에서는 나고야지역에서는 25.7%(최고시청률29.1%)을 기록하기도 했다.

2. 본작의 세계관이나 설정, 역사 등을 답습, 혹은 공유하는 소설이나 영화가 다수 제작되었는데, 이는 미디어믹스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3. 극장판 제 2작에서 제 1작의 녹음감독인 마츠우라 노리요시(松浦典良)가 ‘성우들의 대우를 개선해 달라’라며 제작진과의 대립해 스태프진에서 빠지게 된다. 하지만 ‘마츠우라씨가 빠진다면 우리들도 빠지겠다’라고 나선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아무로의 성우인 후루야 토오루(古谷徹)와 브라이트의 스즈오키 히로타카(鈴置洋考, 지병으로 2006년 작고), 하로, 세일러 마스의 성우 이노우에 요우(井上瑤, 지병으로 2003년 작고), 프라우 보우의 성우인 우카니 루미코(鵜飼るみ子) 등이었다. 하지만 일본 선라이즈는 이를 거부했고, 성우진이 다시 마츠우라씨의 자택으로 가서 그를 설득해 사태는 일단락이 되었다. 이 소동의 여파는 건담의 성우진의 대우가 개선되게 되었다. 마츠우라는 언급한 성우진들은 물론, 이케다 슈이치(池田秀一)를 데뷔시킨 인물이다.

4. 본작 이전은 스케일 모델 중심이 된 프라모델 시장은 캐릭터 중심이 되었다. 이 때문에 도쿄 마루이의 관계자는 ‘스케일 모델은 끝났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월간 토이저널 1988년 6월호.

5. 당초 53화분의 구상에 대해서, 토미노가 그것을 기록한 ‘토미노 메모(トミノメモ)’라고 부르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 ‘기동전사 건담 기록전집5’등으로, 편집된 부분이나 변경된 부분을 볼 수도 있다. 또 이것을 읽어보면 MS의 이름 등의 안에는, 후에 속편이나 모빌슈츠의 설정에 쓰이는 것도 있다. 또, 이이즈카 마사오는 ‘건담의 결말은 야마토와 굉장히 흡사했다’라고 언급한 흔적도 보인다.

6. 건담은 80년대 초반부터 중반에 이르러, 후에 ‘리얼로봇’이라고 하는 일련의 로봇 애니메이션 변혁의 시초가 되는데, 토미노는 이런 작품을 ‘하드로봇’이라고 부르고 있다.

7. 건담은 당시 한국의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다수 표절을 하기도 했다. 그 대표작은 1979년 제작된 ‘우주흑기사(宇宙黒騎士)’로, 구도나 배경이 굉장히 흡사하다. 또, 주제곡의 멜로디는 한국판 바다의 트린톤과 똑같았으며, 주인공인 우주흑기사로는 샤아가, 히로인으로는 키시리아 자비의 마스크를 쓴 세일라 마즈다. 주인공을 서포트하는 박사로는 ‘무적초인 잠보트3’의 산자에몬 박사가 등장하며, 흑기사의 적이자 거인으로 도즐 자비가 등장한다. 이로 인해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 한국 애니메이션들의 표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기 시작해, ‘태권V도 표절작이지만 한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보호를 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8. 관련 소설에 대해- TV시리즈의 총감독인 토미노 요시유키에 의해 보다 고연령층을 향한 이야기를 집필한 것으로 주식회사 아사히 조노라마(株式会社朝日ソノラマ)에서 출판되었다. TV시리즈와 전체적으로 다른 이야기 전개 때문에 ‘기동전사 Z건담’등 이후 작품과는 맞지 않는 내용이다. 단행본 2편이 50만부를 판매해 히트했는데, 당시 고교생들이 크게 어려워했지만 TV시리즈와 극장판에 의해 소설의 인기가 올라갔기 때문이었다. 본작 이후, 고교생 사이에서 소설의 영상화가 붐을 일으켰으며 이는 비주얼 노벨의 근간이 되기도 한다.

TV시리즈와 가장 다른 것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아무로가 전사를 하는 것으로, 당시 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카토키 하지메 역시 ‘GUNDAM FIX’최종회 신을 그려넣으면서 당시의 충격을 이야기하기도. 연방과 지온의 묘사에 대해서도, 연방은 관료의 부패가 집중적으로 그려져 있기도 하다. 아무로의 어머니의 이름, 기렌의 비서 세실리아 아이린, 하야토의 건캐논 탑승 등 소설판 오리지널 설정의 일부는, 후에 극장판에 삽입되었다. 또, 본작에서만 등장하는 샤아전용 릭돔은 후에 다수의 게임 작품에서 사용되었다. 토미노는 소설의 재발매 당시 아무로와 하야토의 죽음을 지우는 등 ‘Z건담’과의 씽크를 맞추기 위해 심각한 고민을 했지만,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는 일은 할 수 없다라며 단념했다.

또, 외전으로 토미노에 의해 ‘밀회, 아무로와 라라아(密会, アムロとララァ)’도 집필했지만, 이는 TV시리즈에 삽입되었으며 또, 나카네 진아키(中根真明)에 의해 집필된 소설판도 발매되었지만, 이쪽은 TV시리즈와 거의 같은 내용으로 현재는 절판되었다.

9. 관련 코믹스에 대해- 본작이 방영되기 시작한 1979년 당시, 아키타 서점(秋田書店)이 발행한 소년만화 모험황에서 건담의 코믹스가 아카자키 유우(岡崎優)에 의해 연재되었다. 애니메이션이 달에 약 4회, 30분가량 진행되는 것에 맞춰져, 페이지 수가 제한되어 코믹스를 월 1회 연재하게 되었는데, 동시에 진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방침 때문에 원작과는 상당히 다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후, 1992년에는 원작을 리메이크한 겐도 카즈히사(近藤和久)에 의해 코믹스가 반다이 출판발행의 만화잡지 ‘사이버 코믹스(サイバーコミックス)’에 의해 ‘기동전사 건담 0079(機動戦士ガンダム0079)’라는 이름으로 연재되었다. 그 후, 미디어웍스 발행의 만화잡지 MS・SAGA, 전격대왕으로 연재지가 바뀌면서 10년 이상의 장기 연재가 이어졌지만 2005년에 완결되었다. 겐도는 다양한 설정과 스토리를 첨가해, 자신의 데뷔작인 ‘MS전기(MS戦記)’의 에피소드로 사용하기도 했다.

2002년부터는, 본편의 캐릭터 디자인 등을 한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기동전사 건담 THE ORIGIN’을-이 작품을 위해 창간된 각천서점발행의 만화잡지 ‘월간 건담 에이스(月刊ガンダムエース)에서-연재하기 시작했다. 스토리의 일부나 세세한 설정을 주목받고 있었는데, TV시리즈의 설정이 크게 변경된 부분들도 많다. 또 TV시리즈에서 자세히 다뤄지지 않았던 과거의 이야기(지온 즘 다이쿤의 죽음부터 전쟁 전의 이야기까지)도 세세하게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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